-
이사록移徙錄
이사록과 약간의 근황사진은 다소 뒤죽박죽 공구상가 내에 위치해 있던 오피스텔에서 아파트 단지 옆 대로변에 위치한 오피스텔로 이사를 했다. 채광과 통풍에 반해 보자마자 계약금을 넣어버린, 그다지 크진 않지만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에 비하면 더할 나위 없이 큰 오피스텔. 공간에 애정이 많은 사람은 집에도 이름을 붙여주던데, 나는 여태 서울에서 살아온 공간들을 자취방이라고만 칭했다. 지금 사는 오피스텔은 그래도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전에 살던 오피스텔과 거리가 가까워 용달 없이 민홍이의 차로만 짐을 옮겼다. 테이블과 의자는 당근으로 팔고, 소파와 침대와 책장은 버렸다. 대형 폐기물은 당근하는 게 제일 나은 듯하다. 버리는 데에도 개당 1만 원이라니. 애초에 버릴 가구는 들이질 않는 게 ..
2026.09.27 00:29 -
인생 업데이트
31일에 혼자네. 그날 뭐 할 거야? 20대 마지막인데. 11월 말이었나, 10월 중순이었나, 언제였나. 질문을 받은 뒤로 25년 12월 31일은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다. 20대의 마지막이니 무언가 거창한 걸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구체적인 계획 없이 다음 생각으로 흘러갔다. 그렇게 흘러서, 그냥 혼자 사케 깔짝대다가 잤다. 특별한 일을 벌이진 않았다. 일상이 바빴던 까닭. 25년 중에서도 손꼽을 정도였는데, 시기 상의 이유로 조금 특이하게 바빴다. 성탄절과 신정 사이의 헛헛한 날들에는 많이들 쉬는 편이니까. 시차와 연차 때문에 아침과 자정에 제일 시끄러웠다. 졸지에 평소보다 1시간 일찍 깬 날에는 실내 자전거로 몸을 깨우고 출근했다. 혼자 있을 시간에 바쁘고, 다 같이 있을 시간에 ..
2026.01.04 14:33 -
Apéro Spritz
나는 광고를 단 적도 없는데 왜 자꾸 광고 잘 봤다고 댓글이 달려 ,,광고 달릴만한 조회수도 아닙니다만웃기고 싶은 마음과 다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 가운데에서항상 갈팡질팡하며 티스토리와 네이버 블로그를 오가지만오늘은 시원하게 배설하고 가겠어요정말 정말 근황매미가 울지 않는 여름이 기어코 찾아온 줄 알고 식겁했던오늘까지의 이야기 지난봄부터 초여름까지 역마살 꼈던 게 확실하다. 제천과 태안은 추울 때에 갔으니 제외하고서라도, 나라와 교토, 증평, 강릉, 타이베이, 하노이, 그리고 사파에 적어도 하룻밤씩 묵었다. 4월부터 6월까지의 행적이고, 꽤나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그러고서도 어쩐 일인지 힘이 남아돌아 일상에서도 약속을 많이 잡았더랬다. 풀린 날씨 탓을 하며 뽈뽈 싸다녔다. 듣자 하니 여름밤의 가..
2025.07.07 00:19 -
they get a little salty get a little salty
대문자 I로서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날들을 보냈당. 하루 걸러 하루 약속이 잡혔고, 하루에 두 탕을 뛰기도 하고 .. 심지어 연속 3일 외출한 시기도 있었음 .. 그러고 그다음 주에는 스쿨도 운동도 안 가고 쉬면서 회복함 한동안은 방에서 혼자 썩을 필요가 있다 명절 끝나고 올라와 장을 보러 갔다가 산 바나나. 영롱하게 노래서 인테리어 소품 같았다. 약속은 꼭 몰아서 잡힌다. 조차처럼 밀려들어왔다가 순식간에 빠진다. 이런 시기를 칭하는 단어는 없나용. 이런 밀물 때에는 웬만하면 빠지는 것 없이 맞이하는 게 나아서 일정 바꾸는 것 없이 매 약속 전부 나갔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었지만 전부 한결같았다. 앉아서 모니터만 보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숨이 차다고 느껴질 만큼 정신없는 날이 지속되니 슬 ..
2025.03.04 00:48 -
Is your favorite color blue ‘Cause you’re somethin‘ like my kryptonite
할말이 너무 많아서 어느 말부터 꺼내야 할 지 아리송 ,, 이제 와서 24년을 돌이켜 보자면 제자리걸음만 겨우 해낸 1년으로 요약될 것만 같고. 초반에 열심히 쓰던 일기는 끊어진 지 오래요, 달마다 기고하던 에디터 활동조차 그만둔 지 어언 반년이 되어가는 듯하다. 분명 그때는 그만 두면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나설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골라잡아 읽기만 바쁘다. 뭐라도 쓰고 싶어서 안달 났던 여름은 어디로 사라진 건지 ,,~ 많이 걸었다고는 할 수 있겠다. 목적지까지 생각 없이 걷는 시간이 편하다. 아무도 말을 걸지 않고 움직이는 건 나밖에 없는 잠깐의 시간. 25년에는 목적지 없이 휘적거리는 법도 깨닫고 싶다. 갇힌 열을 빼내야만 살았는데 홀로 삭히는 법도 슬 배워간다. 근데 이게 맞는 건지는 모르..
2025.02.13 23:03